■한국 대표팀은 3일 카타르 알라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전에서 후반 추가 시간에 손흥민의 킬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침착하게 오른발로 골을 성공하면서 2-1 역전승을 이끌었습니다.
1.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국 대표팀이 강호 포르투갈을 꺾으면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1승 1 무 1패(승점 4)가 된 한국은 포르투갈(2승 1패 승점 6)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습니다. 한국은 우루과이(1승 1 무 1패 승점 4)와 승점, 골득실(0)까지 같지만 한국이 4골, 우루과이가 2골로 다득점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16강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손흥민(토트넘)이 월드컵에서 또 눈물을 쏟았지만 이번에는 기쁨의 눈물이었습니다.
벤투 감독은 이날 처음으로 이강인(마요르카) 선발 카드를 드디어 꺼내 들었습니다.
이강인은 우루과이와의 1차전에서 24분, 가나와의 2차전에선 44분 경기를 뛰었습니다. 가나전에서 멀티골을 넣었던 조규성(전북)이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섰고 2선에 손흥민 이재성(마인츠) 이강인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중원에서는 황인범(올림피아코스)과 정우영(알 사드)이 그대로 호흡을 맞췄습니다.
수비진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오른쪽 종아리 통증이 있었던 센터백 김민재(나폴리)가 빠지고 권경원(감바 오사카)이 선발 명단에 포함됐습니다.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한 포르투갈은 로테이션을 선택했습니다. 주장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무소속)는 선발로 나왔지만 중원의 핵심 자원인 브루누 페르난드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베르나르두 실바(맨체스터 시티)는 제외되었습니다.
전반전 한국의 출발은 좋지 않았습니다. 경기 시작 5분 만에 포르투갈에 선제골을 허용한 것입니다. 페프의 로빙 패스가 한국 문전 왼쪽으로 침투하던 달 로트에게 전달되었고, 중앙으로 낮게 깔아준 공을 오르타가 침착하게 골로 연결했습니다.
이에 한국은 전반 27분 동점골을 터트렸습니다. 이강인의 코너킥이 호날두의 등을 맞고 떨어지는 것을 김영권이 왼발로 골을 성공하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습니다.
포르투갈의 반격이 이어졌다. 전반 29분 중앙 침투 패스를 받은 호날두가 김승규와 맞섰으나 슈퍼 세이브를 했고 전반 34분에는 달 로트의 중거리 슈팅도 김승규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무승부로 16강 진출이 좌절될 것만 같았던 후반 추가 시간 1분 무렵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시작은 ‘투혼의 캡틴’ 손흥민의 발끝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우리 진영에서 공을 따낸 손흥민이 약 50m 이상을 질주한 뒤 포르투갈 수비수 3명의 견제를 뚫고 찔러준 패스를, 교체 투입된 황희찬이 오른발 슛을 차면서 골을 터뜨린 것입니다.
포르투갈 수비수들을 완벽히 따돌린 손흥민의 킬 패스 하나가 한국의 운명을 바꾼 순간이었습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한국 선수들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쏟아냈다.
손흥민은 이번 경기에도 눈물을 흘렸지만 이번은 승리를 이뤄낸 기쁨의 눈물이었습니다.
2. 포르투갈과의 경기는, 안와골절 부상으로 마스크를 쓰고 거침없이 달린 손흥민의 투혼이 빛났던 경기였습니다.
안와골절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이 힘들어 보였지만 손흥민 특유의 놀라운 회복력과 불굴의 의지로 쉼 없이 그라운드를 누볐고 부상 위험을 무릅쓰고도 헤딩과 오버헤드킥을 시도하는 등 온몸을 던져 시합에 임했습니다.
시야를 가리는 불편한 마스크 착용 여파로 특유의 날카로운 모습은 사라졌지만 주장 완장을 차고 있는 그의 존재 자체만으로 동료들에게는 물론 한국 축구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황희찬도 그동안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그라운드를 누비지 못했지만 최종전에서 마침내 그라운드를 밟아 결정적인 골을 터뜨리면서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루어 냈습니다.
3. 호날두는 이날 한국과의 경기에서 의욕은 앞섰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습니다. 골을 만들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지만, 결국 자국 포르투갈 골 문에 들어간 득점을 제대로 도운 뒤 벤치로 물러났습니다.
유벤투스(이탈리아) 소속으로 2019년 방한했다가 몸만 풀다 돌아가 ‘노쇼’ 논란을 빚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노쇼 사건을 계기로 국내에서 ‘날 강두(날강도와 호날두의 합성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호날두는 3일 카타르 알라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의 H조 최종 3차전에서 선발 출전했지만 득점 없이 후반 20분 교체 아웃되었습니다.
이날 호날두는 전반부터 의욕적으로 움직였지만 결정적인 기회조차 잡지 못했습니다. 되레 포르투갈이 1-0으로 앞서던 상황에서 한국의 동점골을 돕는 상황까지 만들어졌습니다.
전반 27분 이강인(마요르카)의 좌측 코너킥을 호날두가 걷어낸다는 게 머리 부분을 맞고 이것이 김영권에게 이어진 것입니다. 페널티 박스 내 정면에 자리 잡았던 김영권은 이 공을 왼발 슛으로 밀어 넣어 동점을 만들어냈습니다.
호날두는 전반 42분에는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도 날려버렸습니다. 비티냐(파리 생제르맹)가 페널티 아크 오른쪽에서 때린 날카로운 중거리 슛을 김승규(울산) 골키퍼가 완벽하게 처리하지 못했고, 호날두를 향해 공이 날아갔습니다. 하지만 호날두는 엉뚱한 방향으로 머리를 갖다 대 공을 아웃시켰습니다. 결정적인 공격 기회에서 오히려 공을 걷어낸 꼴이 된 것입니다.
후반 들어서도 무기력한 모습은 이어졌다. 호날두는 후반 7분 좌중간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왼발 터닝슛을 시도했으나 무기력하게 골키퍼 앞에서 차단되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심판진은 오프사이드도 선언했는데 이 골이 들어갔어도 무효가 됐을 거란 것입니다. 호날두는 아쉬운 얼굴로 후반 20분 교체 아웃됐습니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후반 27분 교체 투입된 황희찬(울버햄튼)이었습니다. 후반 추가시간 1분 ‘원샷 원킬’ 득점으로 승부를 2-1로 뒤집어 놓으면서 엄청난 환호를 받게 되었습니다. 호날두는 벤치에서 한국의 승리를 지켜본 뒤 쓸쓸히 짐을 쌌습니다.
■한국 상대인 브라질을 끝으로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대진표가 완성되었습니다.
3일(한국시간) 한국은 카타르 에듀케이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라운드에서 포르투갈을 2-1로 꺾으면서 우루과이를 득실 차로 우위를 점하면서 H조 2위로 16강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한국과 포르투갈 경기 이후 열린 G조 최종전에서 브라질이 G조 1위를 확정 지으면서 한국의 상대로 결정되었습니다.
브라질은 카메룬에 0-1로 지면서 승점 6점에 머물렀습니다. 스위스가 세르비아를 3-2로 꺾고 브라질과 같은 승점 6점을 맞췄지만, 브라질이 득실 차 2골로 스위스보다 1골이 많았습니다.
한국과 브라질이 벌이는 16강전은 오는 12월 6일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립니다.
카타르 월드컵 16강 대진표는 △네덜란드(A조 1위) vs 미국(B조 2위), △아르헨티나(C조 1위) vs 호주(D조 2위), △프랑스(D조 1위) vs 폴란드(C조 2위), △잉글랜드(B조 1위) vs 세네갈 △일본(E조 1위) vs 크로아티아(F조 2위), △브라질(G조 1위) vs 한국(H조 2위), △모로코(F조 1위) vs 스페인(E조 2위), △포르투갈(H조 1위) vs 스위스(G조 2위)입니다.
한국과 일본이 동반 8강으로 진출한다면 대진표에 따라 8강전에서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한일전이 성사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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