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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와 사건 사고

사망한 빌라왕 김대성 전세 사기 사건과 화곡동 강씨 전세 사기 사건 , 핵심 인물을 따로 있다. 배후의 인물 조씨는 어떤 인물?

by 그릿이슈 2023. 1. 12.

빌라왕 김대성 사건과 대규모 전세 사기 사건인 화곡동 강 씨 사건 모두 핵심 인물은 공인중개사 조 씨가 배후에 따로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된 세입자의 전세금을 노리는 악성 임대사업자들의 실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최근에 기획형 전세 사기에 대한 이슈가 뜨겁습니다.

 

전세 사기를 벌인 혐의로 지난 10월 구속기소된 권 모 씨는 피해자와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빌라의 신(神)’이라 불린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와 일당이 보증금을 가로챈 것으로 의심되는 전세 주택 규모가 무려 3493채나 되었습니다.

 

빌라의 신에 이어 빌라왕(王)'도 등장했습니다. 바로 1139채나 되는 빌라·오피스텔 전세를 내준 뒤 최근 사망한 김대성 씨입니다.

 

그보다 전에는 기소된 것만 136명의 보증금을 가로챈 ‘화곡동 세 모녀 전세 사기’ 사건이 공론화되기도 했습니다.

 모두 집값·전셋값 차이가 적은 주택을 매입한 뒤 전세금을 올려서 차익을 노리는 일명 ‘무자본 갭 투자’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경찰은 권 씨 배후에 전문적인 전세 사기 조직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 중에 있고, 권 씨 외 김 씨 사건 등에서도 비슷한 조직범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은 지난 10월 4일 기자간담회에서 권 씨 사건에 대해 “자기 자본 없이 주택을 매입하는, 무자본 갭 투자 방식의 전국 최대 규모 전세 사기”라며 언급했다.

 

 검찰은 지난 10월 27일 우선 세입자 20명의 보증금 43억 70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로 권 씨와 공범 등 3명을 구속기소 했습니다.

 

 

 

 

2. 또한 이 사건 이외에도 2023년 1월 4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 일대에서 빌라 283채를 사들여 대규모 전세 사기를 벌인 ‘화곡동 강 씨’가 구속 기소되었습니다.

피해자들이 전세 사기 사실을 알아차린 지 3년 10개월 만에 구속이 이었습니다.

 

서울남부지검은 1월 4일, 임대업자 강 씨와 공범 조 씨 공인중개사, 조 씨의 동업자 김 씨 공인중개사를 기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검찰은 강 씨를 지난해 12월 27일 구속했고, 조 씨와 김 씨는 구속영장이 기각되어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검찰의 기소 사실만 놓고 보면 장기간에 걸친 ‘화곡동 강 씨’ 전세 사기 사건 수사가 마무리된 듯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검찰이 시간을 끄는 바람에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 중 일부는 공소 시효 경과로 죄를 벌하기 어려워졌고,

전세 사기에 적극 가담한 다른 일당은 검거하지 못해 적절한 처벌을 하지 못했습니다.

 

 

 

3. 2019년부터 ‘화곡동 강 씨’ 사건을 자세히 파헤쳐 보면, 사건의 또 다른 측면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 사건에는 배후의 인물이 존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은 화곡동 강 씨가 아니라 공범 ‘중개사 조 씨’로 의심된다는 점이다.

특히 공인중개사 조 씨는 최근 사망한 ‘빌라왕’ 김대성과도 연결고리가 있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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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억원대-전세-사기범-사망한-빌라왕-김대성

지난해 10월 서울 종로구 한 모텔에서 지병으로 사망한 채 발견된 김대성은 서울 강서구와 인천 미추홀구 등지에서 빌라 1139채를 사들여 세상에 충격을 안긴 인물입니다.

 

김대성의 빌라 매입 시점은 2019년에서 2022년이었고, 화곡동 강 씨의 매입 시점은 2015년에서 2018년으로 그 시기가 달라 그동안은 별개 사건으로 인식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김대성과 중개사 조 모씨의 인연이 확인되면서 두 사건이 연결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조 씨는 화곡동 강 씨의 전세 사기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운영하던 중개사무소를 폐업하고 종적을 감췄습니다.

언론사에서 사라진 조 씨의 행방을 쫓으며 최근까지 조 씨가 부동산 관련 사업을 크게 벌이고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4. 지난 2013년 8월, 서울 강서구 강서로17길 한편에 위치한 한 상가에 ‘희○공인중개사사무소’라는 간판이 새로 걸렸습니다.

 

대표 공인중개사는 당시 44세 조 모씨, 이미 있던 중개사무소를 인수해 새로 동네에 나타난 인물이었습니다.

 

당시까지 강서구 화곡1동 일대 임대시장은 ‘호황과 불황이 따로 없는 동네’였습니다.

저렴한 임차료 덕분에 서민들이 모이고 빠져나가길 반복하는 동네였습니다.

자산이 얼마 없는 사회 초년생들이 특히 이 지역으로 많이 모였고, 지하철 2호선과 5호선 까치산역을 이용하기 편리해 출퇴근도 용이해서 임대주택 수요는 늘 한결같이 유지가 되었습니다.

 

2013년 당시 이 동네는 ‘뉴타운 후유증’을 앓고 있었습니다.

 

2000년대 ‘화곡 뉴타운’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오랫동안 고치지 않은 낡은 주택이 많았습니다.

경사가 높고 인근 김포공항 영향으로 고도 제한이 걸려 있어 이곳에서 뉴타운 추진은 지지부진했습니다.

 

 

결국 2013년 11월, 화곡1동 424번지 일대의 정비예정구역이 해제되었습니다.

조 씨가 당시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차린 곳은 해제된 정비예정구역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정비예정구역 해제 이후 화곡1동에서는 ‘빌라 붐’이 일어났습니다.

 

낡은 집 두세 채를 합쳐 4~5층짜리 다세대 주택인 빌라를 짓는 게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자연스럽게 신축 빌라 매물이 늘어났습니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분양업자들이 기대하는 분양가가 터무니없이 높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매물들이 소화되고, 점점 신축을 짓기 위한 토지 비용도 급격히 상승하게 됐다. 신축 빌라를 분양가보다 높은 가격에 전세로 계약하는 사례가 늘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수완이 좋았던 인물이 바로 조 씨다. 조 씨의 공인중개사 사무실은 늘 사람들로 북적였다”라고 당시 조 모 씨에 대해 말했습니다.

 

조 씨가 처음부터 전세 사기를 노렸는지는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공인중개사의 주 수입원은 중개수수료입니다. 이른바 ‘복비’라고 불리는 중개수수료는 가격이 정해져 있어 큰 수입을 내기는 어렵습니다.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조 씨는 여느 보통의 공인중개사처럼 평범한 전세와 월세 중개에 집중한 것으로 보입니다. 조 씨의 네이버 블로그에는 당시 내놓은 임대주택 소개 글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2015년부터 2018년에 조 씨는 신축 빌라 전세 사기를 통한 리베이트 수입에 집중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조 씨의 블로그도 2014년 11월 이후 게시글이 끊겼습니다.

 

한 공인중개사는 당시 조 씨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조 씨에게 한 차례 공동중개를 제안한 적이 있다. 건축업자가 구축 단독주택을 매입하는 거래를 돕는 일이었는데, 중개수수료 수입이 수백만 원 나오는, 평범한 공인중개사 입장에서 꽤 쏠쏠한 일감이었다.

 

그런데 조 씨는 ‘그런 일은 신경 쓸 게 많고 돈도 안 된다’며 거부하더라. 당시 조 씨는 신축 빌라 분양업자들에게 신규 전세 세입자를 잘 알선하기로 이름났다. 분양업자에게 리베이트를 더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라고 당시 조 씨에 대해 회상했습니다.

 


신축 빌라 전세 사기에서 통상 공인중개사가 건축주로부터 받는 리베이트는 건당 1000만 원 정도입니다.

신축 빌라를 분양가보다 비싸게 전세로 내주면 일종의 차액이 생기고, 이 차액을 분양업자와 공인중개사 등이 나누어 갖는 구조입니다.

 

조 씨는 이 동네 공인중개사들 중에서도 신규 임차인을 데려오는 수완이 좋아 분양업자보다 우위에 서곤 했다고 전해집니다.

조 씨의 영업 비결 중 하나는 ‘부동산 플랫폼’이었습니다.

 

부동산 앱에 깔끔하게 정리된 신축 빌라 사진을 올려 임차인들을 끌어오고,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방문한 임차인들을 차에 태워 신축 위주로 구경시켜 거래를 이끌어냈습니다.

 

‘화곡동 강 씨’ 피해자 대부분도 이런 부동산 앱을 통해 조 씨를 알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 피해자 가운데 다수가 2015년~2017년에 지은 신축 빌라에 2억 원 넘는 돈을 주고 전세로 들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건축주-분양업자-공인중개사-임차인’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에서 조 씨의 영향력은 컸습니다.

 

신규 빌라 물량이 조 씨가 운영하는 공인중개사 사무소로 몰렸습니다.

 

순수하게 중개수수료 수입만 올리려는 정직한 공인중개사들 입장에서는 속 쓰린 일이 반복되었습니다.

 

이 지역에서 전세 사기가 확대될수록 건축주나 분양업자들이 원하는 ‘분양가’나 ‘전세가’도 따라서 올랐기 때문입니다.

당시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건축주나 분양업자에게 ‘그 가격에는 못 판다’고 말해도 소용없었다. 조 씨가 그 물량을 해소해 줬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5. 집주인 ‘화곡동 강 씨’는 2015년부터 조 씨와 전세 사기를 공모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이 공모 과정에서 ‘더 많은 몫’을 가져가는 쪽은 조 씨였습니다.

 

검찰 발표에 따르면, 신축 빌라 전세 사기를 통해 강 씨와 조 씨가 가져가는 리베이트는 약 500만 원에서 1500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강 씨는 이 중 100만~150만 원만 가져가고, 나머지는 조 씨와 또 다른 공인중개사 김 씨가 챙겼습니다.

사실상 강 씨는 조연일 뿐, 더 많은 이익을 취하는 건 중개사 조 씨였던 것입니다.

검찰은 강 씨와 조 씨가 신축 빌라를 통한 전세 사기에 집중했다고 발표했지만, 취재 결과 두 사람은 저렴한 노후 빌라를 통한 전세 사기에도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미 전세 임차인이 살고 있는 빌라를 강 씨가 ‘갭투자’ 하면, 조 씨가 이전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새로운 임차인들에게 전세 계약을 맺는 방식이었습니다.

 

빌라는 아파트와 달리 정확한 전세 시세를 확인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중개사무소에서 ‘부르는 게 값’이었습니다.

 

피해자 김장훈 씨(가명)가 대표적 사례입니다. 김장훈 씨는 2018년 6월, 1997년에 지은 빌라 반지하에 1억 3500만 원 전세로 입주했는데, 실상 강 씨가 2015년 11월 이 집을 매입한 금액은 1억 1500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매입가보다 더 비싼 금액에 전세 계약을 한 것이었습니다.

 


인근 주민들은 당시 조 씨의 사무실에 조 씨 외에도 직원들이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조 씨는 중개보조원을 여럿 두고 일을 했고, 이들 중 한 명이 훗날 또 다른 전세 사기의 주범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빌라 1139채를 매입한 상태로 지난해 사망한 ‘빌라왕’ 김대성이 그 주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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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곡동-강씨-전세-사기-관계망


김대성이 조 씨와 일을 한 시점은 2018년 9월 즈음으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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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왕-김대성-전세-사기-사건의-배후-인물로-드러난-조씨

김대성이 생전 운영하던 블로그와 네이버 카페에는 이 시기 화곡동 일대 빌라 매물을 소개하는 글이 남아 있습니다.

당시 김대성은 스스로를 ‘희○공인중개사사무소 중개보조원 김대성 과장, 대표자 공인중개사 조○○’로 소개하며 웹용 명함을 공개한 내용도 있었습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조○○이 바로 화곡동 강 씨 사건으로 기소된 공인중개사 조 씨입니다. 

그런데 김대성이 조 씨와 일한 시점은 마침 조 씨와 강 씨가 쌓아 올린 전세 사기가 무너지던 때였습니다.

 

화곡동 강 씨는 2018년 말부터 임차인들의 전세보증금을 되돌려주지 못하고 연락이 두절되었습니다.

 

당시 강 씨를 찾던 전세 임차인들이 중개를 해주었던 조 씨를 찾아갔고, 조 씨는 임차인들에게 “강 씨가 어떤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었는데, 그 세입자가 은행에 전세대출금을 갚지 않고 도망쳐서 강 씨의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겼다”라고 설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 씨 역시 이 무렵 중개사무소를 폐업할 준비 했습니다.

 

조 씨는 2019년 3월, 임차인들에게 강 씨가 전세보증금을 되돌려주지 못할 것이라고 통보하며 “저 또한 이런 일이 처음 있는 일이라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워서 폐업 준비 중에 있습니다. 폐업 전까지는 도움이 될 일이 있으면 도와드리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사망한 김대성은 2019년 한 부동산업자로부터 빌라 40채가량을 ‘선물’ 받으며 전세 사기에서 임대인 역할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부동산업자가 바로 사기범 조 씨로 의심이 됩니다.

 

이 시점은 바로 강 씨가 사라지고 조 씨가 중개사무소를 폐업한 시점과 겹치는 시점입니다.

김대성 씨가 ‘선물’ 받았다는, 임대인 명의를 넘겨받았다는 빌라가 혹시 강 씨가 소유하던 빌라가 아닌지 확인해 보니 강 씨가 소유한 283채 가운데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사례는 총 54 채였습니다.

하지만 2023년 1월 3일에 확인한 이들 주택의 등기부등본에서 김대성의 이름은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확인하지 못한 나머지 229채 가운데 몇몇 주택이 김대성에게 넘어갔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1월 10일 방송된 PD수첩에서는 '빌라왕' 김대성의 2019년~2022년 입출금기록을 살펴볼 수 있었다.

 

그중 유독 하루에 수백만 원을 사용한 곳이 있었습니다. 바로 백화점과 명품관이었습니다.

 

2022년 5월 한 달 동안 김대성이 백화점 명품관에서 사용한 돈만 약 6,600만 원에 달했습니다.

또한 김대성은 종로 일대 유흥주점에서 하루에 1,200만 원을 즉시 송금했을 정도로 보유 현금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PD수첩은 김대성과 잠시 동업했다는 한 부동산 중개업자를 만나 그의 자금 출처에 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건축주가 세입자와의 전세 계약을 한 직후 깡통이 된 집의 명의를 김대성에게 넘기면 그는 '명의비' 명목으로 수수료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실제 김대성의 계좌에는 '명의비'로 입금된 내역이 있었고, 금액은 100만~300만 원 사이였습니다.

명의비를 평균 200만 원으로 계산해 볼 때 그가 소유한 1,139채의 수수료 수익은 약 2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전세 세입자가 계약이 끝나고, 전세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면 김대성은 '나는 사기 친 적이 없다며 마음대로 하라'는 식의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고 전해집니다.

 

결국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등 김대성이 체납한 세금은 무려 63억 원.

2021년부터 세입자들이 거주하는 집을 세무서가 압류하기 시작했고, 세입자가 거주하는 집 다수가 경매로 넘어가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세입자들은 김 씨가 체납한 세금으로 인해, 전세 보증금을 받을 수 없는 사태가 이르렀던 것입니다.

 

 

 

PD수첩에서는 전세 사기 시장을 잘 안다는 전 부동산 중개인을 만나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는 전세 사기에는 반드시 공모자들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임대사업자분들이 결국에 집 관리하는 것도 문제가 되지만, 혼자서 모두 하기에는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전세 사기에 적합한 빌라는 부동산 관계자들만 볼 수 있는 한 유료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앱에서 그는 알파벳 'R' 표식을 보여줬다. R20은 2천만 원, R30은 3천만 원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이른바 중계 수수료 외에 그들이 주고받는 웃돈으로 '불법 리베이트'였습니다.

 

세입자의 전세 보증금에 이미 포함된 리베이트는 명의 대여자와 분양대행사, 컨설팅을 비롯한 중개업자들이 나눠 갖는 방식입니다.

전 부동산 중개인은 "집을 실제로 파는 건 건축주가 아니고 바로 밑에 있는 분양팀이며. 그것도 결국에 컨설팅으로 다 짜여있는 것"이라고 전세 사기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6. 한편  화곡동 강 씨 피해자들은 전세 사기로 강 씨와 조 씨를 고소했습니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강서경찰서는 2020년 8월 서울남부지검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지만, 이후 이 사건은 2년 4개월 동안이나 검찰에 묶여 있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조 씨는 중개사무소를 폐업하고 연락처를 바꾼 뒤 잠적했습니다.

 

당시 피해자들은 조 씨의 행방을 찾을 길이 묘연했습니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사기범 조 씨는 폐업한 중개사무소로부터 불과 880m 떨어진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사무실을 차리고 부동산 개발업과 부동산 임대업을 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조 씨는 2020년 10월 부동산 개발과 중개를 하는 ‘주식회사 J’를, 2021년 2월에는 ‘주식회사 S’를 차례로 설립했고 비교적 최근인 2022년 8월에는 추가로 ‘E 건설’을 만들었습니다.

 

세 회사 모두 소재지가 조 씨가 소유한 신월동 건물로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조 씨는 지난해 9월, 19억 원을 들여 이 건물을 매입했고 담보대출은 14억 6400만 원을 받았습니다.

 

 

조 씨는 이들 상가 세입자들에게 각기 다른 법인명으로 임대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한 상인에게는 ‘주식회사 S’ 이름으로 내용증명을 보냈고, 다른 상인에게는 ‘E 건설’ 명의로 세금계산서를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법인등기상 세 회사 모두 부동산 개발업, 또는 부동산 임대업을 주업으로 삼고 있었습니다.


이들 법인의 영업 활동을 고려했을 때, 283채 전세 사기의 공범으로 지목된 조 씨는 잠적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부동산 관련 사업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화곡동 강 씨’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지 벌써 3년 10개월이 지났지만, 그동안 숨어 지냈을 것이라 추정된 중개사 조 씨는 바로 옆 동네에서 여전히 더 큰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7. 조 씨가 이렇게 버젓이 부동산 사업을 벌일 수 있었던 데에는 검찰의 늑장 수사가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서울남부지검은 경찰로부터 사건을 받은 이후에도 별다른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중간에 담당 검사가 바뀌기도 했습니다.

검찰의 늑장 수사, 늑장기소는 조 씨가 법망으로부터 빠져나갈 길도 마련해 준 것이었습니다.

 

검찰은 조 씨에 대해 공인중개사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으나, 황당하게도 막상 조 씨의 공인중개사법 위반은 2022년 5월 19일 공소시효가 지나 기소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결국 조 씨는 사기죄로만 불구속 기소되었을 뿐,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되었습니다.

 

조 씨 밑에서 중개보조원으로 일하며 함께 수사선상에 오른 문 아무개 씨에 대해서도 검찰은 ‘단순 직원’으로 판단 팼습니다.

임대인 강 씨와 조 씨의 공모 사실이나 이익분배 구조에 대해 몰랐을 가능성이 높다며 기소하지 않기로 한 것이었습니다.

 



만약 강 씨와 조 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빠르게 진행되고 이들에게 재판과 처벌이 적절히 빠르게 이루어졌다면,

‘빌라왕 김대성’의 전세 사기 규모도 지금보다 훨씬 줄어들었을 수 있었습니다.

 

늑장 수사와 늑장 기소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검찰은 “전세 사기 사건을 적극적으로 수사해 왔고, 앞으로도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답답한 수사 과정에 대한 비판은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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