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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와 사건 사고

청주 고데기 사건 재조명. 고데기 열체크 실화

by 그릿이슈 2024. 4. 18.

■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고데기 온도를 체크한다며 송혜교의 몸을 지지는 사건의 실화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17년 전 청주의 한 여자 중학교에서 가해자들이 동급생을 20일간 고데기로 신체를 지지고, 야구 방망이로 때리고, 옷핀으로 가슴에 상처를 내는 등의 폭행을 저지른 사건입니다. 

 

 

 

1. "고데기로 팔을 지지고 아물 때쯤 다시 찾아와 상처를 뜯어냈다. "

지난 2006년 같은 학교에 다니던 학생으로부터 고열의 미용도구 '고데기'로 맨살을 지지는 고문을 당했던, 당시 중학교 3학년 학생 당시 15살 A양의 언론 인터뷰 일부 내용입니다.

1월 10일 충북 청주 지역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더 글로리’에 등장한 ‘고데기 온도 체크’라는 끔찍한 학폭 소재가 과거 청주 여중생 학폭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더 글로리’에는 학폭 주동자인 박연진(임지연)이 미용기구인 고데기의 온도를 체크한다며 동급생인 문동은(송혜교)의 신체 곳곳을 지지는 장면이 나옵니다.

더-글로리-고데기로-지져진-송혜교-뒷모습-사진
더-글로리-고데기로-지져진-송혜교-뒷모습-사진

극 중 박연진은 문동은이 경찰에 학폭 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폭력 수위를 높여 이처럼 고문에 가까운 행위를 일삼았습니다. 드라마 더 글로리의 이 고데기 신체 학대 학교 폭력이 실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것입니다.

 

실제 사건과 드라마를 비교해 보니 다른 점도 있습니다. 드라마에서는 가해자들이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장소가 체육관으로 설정됐지만, 실제로는 교실이었습니다. 교실 책상과 벽에 붙은 콘센트가 고데기를 폭행도구로 사용하는 보조 장치였습니다.

드라마에서는 중 주인공 문동은은 편모슬하의 외동딸로 나오지만, 실제 피해자였던 A양에겐 아버지가 있었습니다.

 

김은숙 작가가 극본을 쓰고 안길호 감독이 연출한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학교폭력으로 고통받은 여자가 치밀하게 복수를 준비해 실행해 나가는 내용을 그 현재 16편 중 절반인 8편(시즌1)이 공개됐는데 세계 20여 개국 스트리밍 상위권에 오르는 큰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더 글로리 시즌2는 오는 3월 공개될 예정입니다.

 

 

 

 

 

 

2. 충북경찰청과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지금으로부터  17년 전 충북 청주 한 중학교에서 실제 있었던 사건이었습니다.

 

2006년 5월 청주의 한 여자중학교에서 3학년 학생 3명이 동급생 한 명을 20일간 폭행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가해자들은 피해자에게 돈을 가져오라고 요구하고, 요구에 응하지 않은 날에는 집단구타를 가했습니다.

교실에서 고데기를 이용해 팔에 화상을 입히기도 했고, 고데기와 옷핀, 책으로 팔·다리·허벅지·가슴 부위에 상처를 냈습니다.

가해자는 무려 9차례나 고데기로 화상을 입혔습니다. 야구 방망이로 7차례 팔, 다리를 무차별적으로 때리기도 했고, 드라마에서처럼 교실에서 고데기로 A양의 팔을 지지고 옷핀으로 가슴 등에 상처를 냈습니다.

 

이 학교 재학생인 가해자 김 모 양은 2006년 4월 중순부터 20여 일간 동급생 피해자 A양을 '묻는 말에 대답하지 않는다', '돈을 가져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했습니다.

드라마-더-글로리의-모티브가-된-청주-고데기-사건-사진
드라마-더-글로리의-모티브가-된-청주-고데기-사건

청주시내 S병원에서 치료받던 여중 3학년 A양은 꼬리뼈가 튀어나오고, 화상 정도가 심해 5~6주간 입원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습니다.

피해자는 전치 8주의 상해를 입어 입원 치료를 받았고, 신경정신과 진료를 받는 등 트라우마를 겪었습니다.

 

피해자 A양은 당시 언론사 인터뷰에서 "두 명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팔을 잡아 도망갈 수 없었다. 죽을 만큼 고통스러웠다"면서 "상처가 아물 때쯤 친구들이 다시 찾아와 상처 부위에 앉은 딱지를 강제로 뜯어냈다"라고 당시의 끔찍한 상황을 말했습니다.

 

A양은 “죽을 만큼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두 명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팔을 잡는 바람에 도망갈 수도 없었다. 소리를 지르면 죽여버리겠다고 했다”라고 말했습니다.

A양 아버지도 "딸이 자다가 비명을 지르는 등 이상한 행동을 보였지만 이처럼 장기간 폭행을 당했으리라 상상하지 못했다"면서 "등하교를 잘하던 아이가 갑자기 전학을 보내달라고 매달릴 때 눈치채지 못한 것이 한스럽다"라고 울분을 터뜨렸습니다. 

 

그러나 사건 당시 학교 측 반응은 미온적이었습니다. 오히려 "A양의 친한 친구 말에 따르면, A양이 자전거를 타고 가다 넘어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가해자인 김양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트라우마에 정신과 진료도 받아야 했던 피해자 A양에게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이름을 대신 다른 동급생 이름을 가해자로 지목하라고 협박을 하기까지 했습니다.

 

 

 

 

 

3. 학교 폭력 사실을 알게 된 피해자 가족 측은 피해자의 진단서가 나오자마자 경찰에 가해 학생을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냈습니다.

 

이후 가해자로 세 명의 학생이 지목됐는데, 이들은 경찰 조사 내내 폭행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경찰도 이 학생들이 범인이라는 뚜렷한 혐의점을 찾지 못했고, 폭행 상황을 본 목격자도 없어서 수사에 난항을 겪었습니다. 

경찰은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을 일단 용의 선상에 놓고, 주변 친구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습니다. 

 

그러던 중 뜻밖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피해자의 평소 단짝 친구로 알려졌던 한 학생이 "사실 내가 한 짓이다"라며 결국 자백을 한 것이었습니다.

알고 봤더니, 피해자는 가해자의 협박이 무서워, 가족에게도 진짜 가해자가 누구인지 사실대로 말하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피해 사실이 언론에 먼저 보도되자 가해자는 피해자를 협박했습니다.

"사실대로 말을 하면 죽여버리겠다" 이렇게 위협했고, 아예 다른 학생들을 가해자로 지목하도록 강요했습니다.

 

피해자는 이후 경찰 조사에서 "가해자가 무서워 겁을 먹고 사실대로 말을 하지 못했었다"라고 털어놓았습니다.

가해자 김양 협박에 겁에 질린  피해자 A양이 두려움에 다른 학생들을 지목하면서, 사진과 집 주소 등이 포함된 가짜 '가해자 명단'이 온라인에 공유되면서 관련 없는 일반 학생들이 악성댓글과 협박전화에 시달리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결국 주범인 김양은 폭행 등의 혐의로 같은 해 6월 2일 구속되었고, 학폭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학교와 교사들은 행정처분을 받았습니다.

 

소년범이 구속되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인데, 당시 영장전담 판사는 "사회 상규에 비추어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널리 인식시키기 위해 소년범에 대해 부득이하게 영장을 발부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폭력 소재가 고열을 뿜어내는 미용도구였다는 점, 범죄가 장기간 잔혹하게 자행됐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당시 전국적인 이슈가 되었습니다.

 

 

시민사회단체는 학교폭력 근절대책을 세우라고 교육당국을 매섭게 몰아붙였다.

다만 주범 김양이 어느 정도 처벌을 받았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청주교육청 관계자는 당시 학교 차원에서의 처분 결과와 관련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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