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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와 사건 사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의 이야기 6살 어린 아이 유괴 살인한 홍순영 사건. 홍순영의 가짜 인생은 리플리 증후군

by 그릿이슈 2024. 4. 29.

■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의 이야기 51회 6살 아이를 유괴 살인 후 돈을 요구한 홍순영, 홍순영의 유괴 살인 사건과 홍순영의 가짜 인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그리고 홍순영이 보였던 리플리 증후군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알아보겠습니다.



1.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의 이야기 51회에서는 1990년 6월 25일에 일어난 곽재은 아동 유괴 살인 사건에 대해서 다루었습니다. 이 사건의 범인은 이례적으로 23살의 왜소한 체격을 가진 여성 홍순영이었습니다.

사건 현장 검증을 나온 홍순영


사건의 자세한 내막은 꼬꼬무에서 다뤘지만, 대략적으로 설명해보겠습니다.

1990년 6월 25일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에 살면서 아파트 단지 내 유치원을 다니던 6살 곽재은 양. 하원 시간인 12시가 되어도 아이가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되었던 엄마는 유치원으로 찾아갔습니다.
깜짝 놀라는 교사" 어머니께서 전화를 해서 30분 전에 아이 혼자 보내달라고 하지 않으셨어요?"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엄마는 너무나 깜짝 놀랐고, 아이를 찾고 찾다가 결국 오후 5시에 경찰에 유괴 신고를 합니다.
당시에는 유괴 사건이 많았다고 합니다. 1990년에만 해도 김희성 어린이 유괴 살인 사건, 이완희 어린이 유괴 살인 사건, 1991년에는 이득화 어린이 유괴 살인 사건 등 유괴 사건으로 사회가 흉흉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2. 실종 신고를 하고 다음날 26일 오후 5시 범인에게서 전화가 걸려오기 전까지, 재은이의 엄마 아빠는 아이와 관련된 연락을 기다리면서 피 말리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6월 26일 오후 5시경 걸려온 전화 목소리는 젊은 여성이었습니다. '재은이를 데리고 있으니 재은이 돌려받고 싶으면 경찰에 신고할 생각하지 말고, 돈 5천만 원을 송금해라'는 요구 조건을 밝힌 후, 은행명과 계좌 번호를 알려주고 나서 1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의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10분 만에 다시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아까 전화한 목소리와 같은 목소리의 젊은 여성은 은행명과 계좌번호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예금주 이름을 '이상민'이라고 밝힌 뒤 바로 전화를 끊었습니다. 이때 당시는 '금융실명제'가 실시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신원을 밝히지 않고도 얼마든지 계좌를 만들고 거래할 수가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당연히 계좌는 신원 확인이 불가능한 차명 계좌일 것입니다.
또 당시는 인터넷 뱅킹이 도입되기 전이라, 송금을 하려면 은행을 직접 찾아가야 했고, 돈을 찾으려고 해도 은행 창구나 은행 CD기를 직접 이용해야 했습니다.



6월 27일 아침, 재은 엄마는 가까운 은행으로 가서 범인이 알려준 은행 계좌로 5백만 원을 입금했습니다. 그날 오후 5시 15분 다시 범인에게서 전화가 왔고, 범인은 "5백만 원이 입금된 것을 확인했고, 빨리 나머지 돈을 부쳐라, 만약에 경찰에 신고하면 재은이도 죽고 나도 죽는다."라고 말했습니다.



다음날인 6월 28일 아침, 재은이 엄마는 2천5백만 원을 입금했고, 이와 동시에 조흥은행 본점과 서울 시내 각 지점에 경찰들이 배치되어 범인을 찾기 위한 작전 태세에 돌입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범인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또 하루가 지나고 6월 29일 오후 2시 40분, 조흥은행 본점 전산실에서 다급하게 외쳤습니다. 범인인 인출을 시도하고 있다고, 인출 장소는 조흥은행 지점이 아니라 명동 국민은행 본점에 설치된 현금 자동 지급기였습니다. 다행히 범인은 30만 원만 인출했습니다.

이때는 범인을 놓쳤지만, 범인은 다시 참지 못하고 인출을 시도합니다. 위치는 명동 롯데백화점 2층 조흥은행 출장소에 설치된 현금 자동지급기였습니다. 범인은 모두 여섯 차례에 걸쳐 총 2백60만 원을 인출을 했고 소요된 시간은 10분이었습니다. 그 사이 근처에 배치되었던 형사들은 범인이 있는 곳으로 미친 듯이 달렸습니다.

겨우 겨우 현장에 도착한 형사의 눈에 자그마한 체구의 젊은 여성이 들어왔습니다. 형사의 직감으로 '저 여자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여자도 형사의 눈빛을 느꼈습니다. 여자는 도망쳤지만, 결국 추격전 끝에 형사에게 잡혔습니다.



3. 범인의 이름은 홍순영, 160cm도 안 되는 작은 체구에 순하고 앳된 얼굴이었습니다. 도저히 아이를 유괴할 만한 범인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형사는 아이는 어디 있는지, 공범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홍순영은 범인이 있다고 하면서 , 자기는 돈 운반책이고 공범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형사들은 일단 홍순영의 말을 믿고 공범이 기다린다는 서울 지하철역으로 이동했습니다. 공범을 기다리고 있던 그때, 청량리행 지하철이 들어오고 있는 그 순간 홍순영이 갑자기 지하철이 들어오는 선로로 몸을 던졌습니다. 다행히 이를 본 기관사가 급정거를 해서 홍순영은 큰 사고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홍순영은 뒷머리 부분에 5cm 정도의 찰과상만 입었을 뿐 큰 상처 없이 무사했습니다. 병원으로 옮기고 치료를 받고 깨어난 홍순영에게 재은이가 있는 곳을 알려달라고 계속 추궁했습니다.

재은이의 소재는 밝히지 않고, 계속 '사형시켜 달라'라고 말하던 홍순영은 결국 아이가 있는 곳을 말했습니다.
아이는 숙명여대 건물 옥사 물탱크 뒷공간에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었습니다. 살아만 있기를 바랐던 재은이 엄마 아빠의 간절한 바람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4. 홍순영은 범행 대상을 물색하던 중, 올림픽 공원 인근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다가 한 유치원을 발견하고 유치원 바깥 우산 통에 꽂혀있는 우산중에서 아이의 이름이 선명하게 보이는 '곽재은' 이름을 발견하고 , 유치원에 전화를 걸었던 것입니다.


유치원을 혼자 나선 재은이를 데리고 지하철을 이용해 숙명여대 앞까지 간 홍순영은 카페에 앉아 재은이 부모님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 등을 알아냈습니다.

엄마도 없이 모르는 어른과 함께 있는 것이 무서웠던 재은이가 집에 보내달라고 자꾸 보채자, 숙명여대 안으로 들어가 미리 생각해 두었던 옥상으로 재은이를 데리고 올라간 뒤, 울며 애원하는 재은이를 목을 졸라 살해하고, 물탱크 뒤편 벽 사이 공간에 시신을 밀어 숨겼습니다.

돈을 요구하는 협박 전화는 이미 재은이가 사망한 뒤 전화를 했던 것이었습니다. 정말 치가 떨리는 짓을 저지른 홍순영, 사형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5. 그러면 홍순영은 왜 이런 범죄를 저질렀을까요? 홍순영은 경기도 부천에서 사업을 하는 부모님 밑에서 유복한 환경에서 성장했습니다.

질투심과 허영심이 많았던 홍순영은 대학입시에 거듭 실패하자 다른 친구들에게 지기 싫고, 부모님에게도 또 입시에 실패했음을 말하지 못하고, 결국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에 합격했다는 거짓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숙명여대 재학생의 학생증을 주운 그녀는 그 학생증을 위조했고, 합격 통지서가 등록금 고지서를 위조해 부모님에게 내밀었고, 등록금을 타서 그것을 용돈으로 쓰면서 실제 학생처럼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MT와 강의 , 각종 학교 행사에 참가한 그를 가짜로 의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홍순영은 그 사이 재수를 해 합격을 하면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되리라고 생각했지만, 가짜 행세를 하느라 대입 준비를 제대로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결국 4년간 가짜 대학생 행세를 하다 졸업식까지 가짜로 참석한 홍순영, 가짜 졸업을 한 후에도 KBS 기자로 취직했다는 거짓말을 하며 가짜 기자 행세를 했습니다. 그 4년의 시간 동안 홍순영은 극단적이고 병적으로 정신이 피폐해졌고 주변에서 그녀를 의심하는 사람도 늘어났습니다.



결국 1년 가까이 사귀면서 결혼까지 생각한 남자 친구에게 홍순영의 지인이 '홍순영은 가짜 대학생'이라고는 사실을 알려주게 되면서, 그녀의 정신적 병은 극단으로 치닫게 되었습니다. 유괴 살인 사건을 벌인 것도, 큰돈으로 남자 친구의 환심을 다시 사보려고 했던 것입니다.




6. 재판받는 내내 사형을 원한다고 말했던 홍순영이었지만, 막상 1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고 나자, 3심 대법원까지 항소를 계속했다고 합니다. 항소가 기각되자, 상고까지 했습니다. 항소심 판결문과 대법원 판결문을 보면 사형이라는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홍 씨가 항소를 한 것이 나와있습니다.

하지만 사형 선고는 형이 확정되었고, 1991년 12월 18일 형장의 이슬로 홍순영은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심리 전문가들은 홍순영이 자신의 현실을 부정하면서, 자신이 만든 가짜의 세계를 진실이라고 믿는 '리플리 증후군'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리플리 증후군은 일종의 반사회적 인격장애로, 단순한 거짓말이 아니라, 자신이 한 거짓말을 완전한 진실로 믿기 때문에 더 큰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홍순영처럼 자신이 만든 가짜 세계를 지키기 위해 살인까지 저지르는 듯 더 위험한 상황까지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리플리 증후군과 비슷한 허언증을 '공상 허언증'이라고 불립니다. 공상 허언증은 자신이 한 거짓말을 사실로 믿어 버리는 망상장애 증상을 말합니다. 망상장애는 자신이 만든 망상에 빠져 현실과 가짜를 구분하지 못하는 증상입니다.

■ 인스타 그램이나, 각종 SNS들이 이런 리플리 증후군을 더 조장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인스타 속 세상에 절망은 없다는 말이 마음에 무겁게 내려앉습니다. 한번 고민해볼 문제라는 생각이 드는 홍순영 유괴 살인 사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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